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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훈상록문화제 홈페이지 방문을 환영합니다.

심훈문학상
심훈 작가의 정신을 계승하고자 1977년 제1회 행사를 시작으로
매년 9월말에서 10월초에 3~4일 동안 당진시 일원에서 상록문화제가 열리고 있습니다.
SIMHOON SANGNOK CULTURE FESTIVAL


 

김 강(소설 부문)

 

 

 

당선소감

 

조그마한 땅이 하나 있었습니다. 무엇으로 사용할지 정하지 못한 채 사십오 년이 흘렀습니다. 그리고 얼마 전 사과나무 묘목 한 그루를 심었습니다. 언제쯤 꽃이 피고 열매를 맺을 수 있을지 알지 못했습니다. 언젠가는 꽃이 피겠지. 물을 주고 거름을 준비하면, 잎사귀 하나하나에 눈길을 보내고 그 몸통을 쓰다듬다 보면 언젠가는 사과가 열리겠지, 하며 기다림에 익숙해지리라 마음먹었습니다. 아침이면 문을 열고 나아가 나무를 살피고 말을 걸었습니다. 어느 날, 몹시도 무덥던 여름 어느 날, 꽃이 피고 열매를 맺기에는 어린, 심은 지 얼마 되지 않는 그 나무에 사과가 달렸습니다. 너무 예쁘고 탐스러워서 손조차 대지 못하고 쳐다보고 있습니다. 꽃이 언제 피었는지 알지 못했습니다. 미처 살피지 못했던 것일까요. 허나 중요하지 않습니다. 제가 보지 못했어도 꽃은 피었고 그 자리에 열매를 맺었습니다. 감사한 일입니다. 지금 저의 마음 한 구석에서 커져오는 걱정은 내년에도 사과를 볼 수 있을지에 대한 것입니다. 더 많은 햇살과 더 많은 거름을 준비해야겠습니다. 더 많은 비바람을 견뎌 낼 준비도 해야 할 것입니다.

 

아이들과 산책을 하던 중에 당선 소식을 들었습니다. 뛸 듯이 기뻤고 뛰었습니다. 사람이 정말 기쁘면 뛴다는 것을 알았습니다. 그리고 직업으로서의 소설가를 생각했습니다. 제가 아는 대한민국은 자격증의 나라가 되었습니다. 대단해 보이는 일에서 사소해 보이는 일까지 모든 부문들이 자격증으로 자신의 존재를 드러내고 있습니다. 일종의 진입장벽이기도 하겠습니다. 모든 진입장벽을 없애자고 이야기하는 것은 아닙니다. 그냥 그렇다는 것이지요. 진입장벽을 없애야 한다, 고 제가 말하는 순간 자기모순의 존재가 되어버릴 것입니다. 아무튼 입니다. 아무튼, 옳고 그름에 관계없이 저로서는 자격증을 하나 얻은 셈입니다. 가지고 싶었던 것입니다. 온 힘을 다해서 이 자격증을 사용해 볼 생각입니다. 어디까지, 어느 영역까지 사용할 수 있는 자격증인지 부딪히며 알아볼 것입니다.

 

지난 시간과 인연들이 당선을 있게 한, 글을 쓸 수 있게 한 원천임을 압니다. 제가 아는 삶들과 관계들을 더욱 소중히 여기고 풍성해질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평생 지니고 가야할 마음이겠지만, 그래도 오늘은 입 밖으로 소리를 내어 표해야겠습니다. 스승님께, 부모님께, 문우들에게, 가족들에게 감사의 마음을 전합니다. 그들의 격려와 관심이 없었다면, 애초에 사과나무를 심지 못했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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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사평

 

강의 단편 「우리 아빠」는 발랄한 상상력이 돋보이는 작품이다. 인구 감소로 인하여 국가가 정책적으로 나서서 2030년부터 ‘우리 아빠’의 정자와 ‘우리 엄마’의 난자를 수정하여 ‘우리 아이’를 생산하여 사회에 편입시킨다는 상상은 다소 엉뚱할 수도 있다. 그렇지만 국가권력이 생명을 관리면서 벌어지는 문제는 현재 철학계에서 ‘생명정치’란 이름으로 대두해 있을 정도로 중요한 문제이며, 작가는 국가권력의 작동ㆍ계급 재생산의 방식을 매끄럽게 결합시킴으로써 발랄한 상상력에 현실의 질감을 부여하는 데 성공하였다.

 

 

심사위원: 구모룡(문학평론가, 한국해양대 교수), 방현석(소설가, 중앙대 교수), 홍기돈(문학평론가, 가톨릭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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