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심훈상록문화제 홈페이지 방문을 환영합니다.

심훈중앙대청소년(고등부)문학상
심훈 작가의 정신을 계승하고자 1977년 제1회 행사를 시작으로
매년 9월말에서 10월초에 3~4일 동안 당진시 일원에서 상록문화제가 열리고 있습니다.
SIMHOON SANGNOK CULTURE FESTIVAL


​■ 2017 심훈중앙대청소년문학상 소설 부문 심사평

 

​우리 시대 ‘광장’의 의미를 묻다.

 

시제는 ‘광장 가는 길.’ 젊은 세대에게 광장은 어떤 곳인지 궁금하였다.

 

최인훈의 「광장」은 밀실과 광장, 즉 개인과 집단이라는 분단의 상징체계가 치열하게 다투는 소설이다. ‘광장’은 전체주의, 군중, 저항, 민주주의의 상징을 거쳐 축제의 공간으로 거듭났다. 최근 우리는 ‘촛불 광화문’을 경험하기도 했다. 광장을 이야기하는 건 곧 우리 시대, 우리 사회를 이야기하는 것과 같다.

 

많은 글들이 광장을 기계적으로, 혹은 상투적으로 다루고 있었다. ‘광장’이라는 단어를 시제에 맞춰 억지로 집어넣은 글도 여럿 보였다. 그런 가운데에도 참가자들은 광장을 축제의 장소로 기억해 예전 세대와는 다른 정서의 일단을 보여주었다. 심사위원들은 글쓴이의 경험과 상상력 내에서 ‘광장’을 참신하게 해석하고 적극적으로 의미화한 글들을 높이 샀다.

 

장원 수상작 「산타 광장」은 양로원에서 이벤트 회사에 발탁된 노인이 주인공이다. 이벤트 회사는 크리스마스 축제 때 산타 복장을 할 사람이 필요한데 노인이 자신들이 찾는 적임자라며 일자리를 제안한 것이다. 외롭고 무기력했던 노인은 이 제안이 더없이 기쁘다. 비록 통화는 못하지만 바쁜 아들에게 자랑하고 싶어 전화도 한다. 당일 노인은 우여곡절을 겪으며 크리스마스 축제가 열리는 광장으로 출근한다. 그러나 노인이 광장에서 목격한 것은 무엇인가? 자신처럼 산타 복장을 하고 광고 전단을 나눠주는 무수한 노인들이다. 인간을 익명화하고 덩어리로 소비하는 우리 사회의 초상이 섬뜩하게 그려진다. 이 짧은 글에서 ‘광장’이라는 공간이 우리를 시대를 아프게 읽어내는 통점이 되었다.

 

이 글 외에도 장애인, 성소수자 등 사회적 약자들을 인물로 내세워 ‘광장’의 의미를 되새기는 산문들이 더러 있었고 이들의 성과를 높이 샀다. 이들에게 광장은 공유지로서 이 사회 자체이기도 하다. 차별과 은폐를 폭로하기 위해, 주체를 세우기 위해, 해방되기 위해 이들은 광장에 선다. 한편 거창한 사회적 담론이 아니더라도 자신의 실감을 매개로 광장의 기억을 담담하게 그려낸 글도 소중히 읽었다.

 

결코 쉽지 않은 시제를 두고 최선을 다해준 참가자들에게 박수를 보낸다. 부디 글쓰기가 생을 통해 여러분을 구원하길 바란다.

 

 

심사위원: 방현석, 전성태, 김민정

SCROLL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