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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훈문학상
심훈 작가의 정신을 계승하고자 1977년 제1회 행사를 시작으로
매년 9월말에서 10월초에 3~4일 동안 당진시 일원에서 상록문화제가 열리고 있습니다.
SIMHOON SANGNOK CULTURE FESTIVAL


2015년 심훈문학상 신인상 심사평

 

 

올해 소설부문에는 총 179명의 작품 303(중편 55, 단편 248)이 투고되었다. 작품 수준이 전체적으로 높아서 심사과정에 오랜 공을 들여야 했다.

작가의 이름을 걸고 신인을 뽑는 문학상인 만큼 심사과정에서도 문학상 운영 취지를 되새기지 않을 수 없다. 본상이 우리문학을 이끌 재량 있는 신인과 최고의 수준작을 가려내는 자리라는 건 너무나 당연한 일이다. 더불어 심훈 선생의 문학정신을 계승하는 작가로도 공인을 받을 수 있다면 더없이 흡족할 것이다. 심훈의 산문정신은 삶의 변화 가능성에 대한 무한한 신뢰에 기반하고 있고, 따라서 삶의 현장을 부단히 문장으로 호출하는 작가와 작품에 영광이 돌아가는 게 옳다. 신인들의 모험과 활약이 역으로 심훈의 문학과 문학정신을 확장시키는 역할을 하리라. 심훈문학상은 이런 상호성이 모범적으로 실현되는 신인등용문으로 자리 잡길 희망한다.

중편 <보통의 인간>, <험악한 세월>, <닥터둠>, 단편 <거위의 꿈>, <미안한 사람>, <데이트>, <슬픈 아다라시> 가 본심에 올랐다. 심사위원들은 이 중 이경호의 <험악한 세월>, 석연화의 <데이트>, 황보흠의 <슬픈 아다라시>를 최종 후보에 올리고 집중토론을 벌였다.

<슬픈 아다라시>는 활달한 입심이 장했고, 장애우의 성과 외국인노동자 문제를 접속한 작품으로 눈길을 끌었다. 그럼에도 소재주의를 아슬아슬하게 넘지 못하는 대목들이 걸렸다.

<데이트>는 결혼을 앞둔 연인의 하룻저녁 데이트를 그리고 있는데, 그들의 동선을 따라 흘러가는 풍경들과, 마주치는 사람들을 통해 우리 사회의 초상이 그려지는 독특한 소설이었다. 이 단편이 단순한 구도에서 시대의 징후를 풍성하게 묘사할 수 있었던 건 전적으로 작가의 재능과 필력이었다. 다만, 소설의 주제가 지나치게 구조적으로 구축되면서 후반부의 삽화 서너 개가 작위적으로 차려진 점이 아쉬웠다. 때로 작가의 의도가 숨겨질 때 소설은 더욱 명징해질 것이다. 그럼에도 작가적 패기와 재능이 아까워서 최종까지 손에서 놓지 못했다.

<험악한 세월>은 한 어머니의 삶이 유장한 시간 위에 세워져 있다. 문장이 쌓이며 주장이 뚜렷해지기보다 삶이 풍성해지고 급기야 한 인물이 소설 밖으로 뚜벅뚜벅 걸어 나오는 듯한 감동을 선사한다. 사람살이가 안고 있고, 문학이 궁구하는 보편의 장으로 서사가 육화되었다고 할까. 서술방식이 전통적이고 현재성이 미흡한 아쉬움이 있으나 종국에 소설이 새겨낸 삶의 위엄은 압도적이었다. 함께 투고된 중편 <3.8cm> 역시 삶의 결을 한 땀 한 땀 새겨내는 작가의 구도적 초상이 선연한 작품이었다. 긴 수련기를 거치며 작가의 문학적 태도 역시 단단히 단련된 흔적이 역력했다.

<험악한 세월>을 당선작으로 선하며, 작가가 앞으로 시대와 호흡하며 더욱 문제적인 작가로 성장하길 바란다. 이경호 씨, 축하합니다.

 

심사위원 : 방현석(소설가), 전성태(소설가), 이경재(문학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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