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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훈상록문화제 홈페이지 방문을 환영합니다.

심훈문학상
심훈 작가의 정신을 계승하고자 1977년 제1회 행사를 시작으로
매년 9월말에서 10월초에 3~4일 동안 당진시 일원에서 상록문화제가 열리고 있습니다.
SIMHOON SANGNOK CULTURE FESTIVAL


untitled.png인투 더 디지토피아  (이음)

당선 소감 (당선자 : 이음)

 

이번에도 응모한 작품이 떨어졌을 거라 체념하고 보낸 주말이었습니다. 일요일 저녁 늦게 문득 전화벨이 울렸고, 수화기 너머로 ‘당선’이란 말이 들려왔습니다. 소설을 쓰기 시작한 이후로 그토록 오랫동안이나 기다려왔던 소식이었습니다. 그러나 당선의 기쁨과 설렘도 잠시, 제 마음 속엔 안도의 한숨이 새어나왔습니다. 제 컴퓨터 속의 작은 폴더에 갇혀 있던 작품 속의 등장인물들, 이제 그들이 세상에 나가게 되었으니 저로선 묵혀 왔던 약속을 지킨 것 같은 기분이 들었기 때문입니다. 그 약속을 지키게 해주신 심사위원분들에게 깊이 감사드립니다.

때로는 제가 이야기를 짓는 게 아니라 저에게 다가온 이야기를 다만 옮겨 쓰고 있을 뿐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저에게 다가오는 이야기를 저버리지 않고 열심히 보듬고 품는 작가가 되겠습니다.

지난 10여 년 동안 수없이 공모전에 작품을 보냈고, 수없이 떨어졌습니다. 한 명의 당선자가 있기 위해선 수많은 탈락자가 있어야 합니다. 그들에게, 컴퓨터의 폴더 속에 갇혀 있을 그들의 이야기와 그 이야기 속의 등장인물들에게 미안한 마음을 전하고 싶습니다.

고맙습니다.

 

 

i-yong-jun1423616139.jpg붕어찜 레시피 (이용준)

당선소감 (이용준)

 

저는 좀 굼뜬 편이고, 그래서 별명도 인터발 interval 입니다. 같이 근무하는 젊은 교사가 거의 20년 전에 붙여준 별명 그대로입니다. 어렸을 때 저는 제 형과 함께 ‘어벙이와 꺼벙이’로 불렸으니 새삼스러울 건 없었습니다.

요즘도 여전합니다. 아니, 빠름을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고 이렇게 서면으로 말할 수 있어서 기쁩니다. 당선 소식을 들었을 때는 이미 포기하고, 공허한 마음을 독서로 대신하고 있었습니다. 포기하지 말고 끝까지 버텼건만…… 구시렁대면서. 제법 외로웠던 이 순간 귀중한 벗을 만났습니다. 이진경의 ‘근대적 시공간의 탄생’. 순수한 시간과 공간이 자본주의 미명하에 어떻게 왜곡되고 버려졌는지를 보았습니다. 밀란 쿤데라가 역설한 ‘느림’을 떠올리며 가을밤 정취를 즐겼습니다.

느려터진 낭보를 즐기기로 했습니다.

당선작 ‘붕어찜 레시피’ 원고를 펼쳤습니다. 왜 나는 ‘낚시’라는 느려터진 소재로 작품을 써냈던 걸까. 모든 게, 쏜 화살은 저리 가라 할 만큼 빠른 광속으로 흐르는 이 시대에. 그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소설은 우리를 이 천한 자본으로부터 지켜줄 수 있는 슬로우푸드이자 보루는 아닐까. 우리는 이미 알아차리고 있습니다. 우리까지 바쁠 필요가 없을 테지. 자본이나 자본가만 바쁘면 되지 않겠어? 당신들이나 그렇게 살아가라고. 우리는 천천히들 살자고요. 쉽지 않겠지요. 우리 평범한 사람들은 그들의 노예이니까요.

 

소설은 저 혼자 쓴 게 아닙니다. 부모님, 위아래 형제들, 또 형수며 제수 씨, 또 조카들 모두에게 이 영광을 돌려야 하겠습니다. 아들, 서먹한 감정 버리고 술 한 잔 하자꾸나. 아빠는 네 앞에 영원한 죄인이다. 박선희 씨, 내 창작 과정과 결과를 지켜보며 마음 많이 졸였지요? 우리, 남한산성 산책길 마저 걸으면서 회포를 푸십시다. 백영고, 거의 모든 교직원들은 그동안 내 작품을 한두 편씩은 다 읽어주셨습니다. 세상에 다시 없이 착하고 성실한 그들은 모자란 제 작품 최초의 독자이며 비평가였던 셈입니다. 그 이름을 다 나열하기엔 이미 세월이 너무 지나가 버렸습니다.

 

살아가면서 두고두고 고마운 마음 전하겠습니다. 널리 헤아려 주시리라 믿습니다. 지난 여름 더위를 무릅쓰고 당선작을 읽고 평을 해준 장수현, 김진용, 그리고 장윤기 선생님에게 인사를 건네야 하겠습니다. 이 분들은 내 마지막 단말마를 지켜보며 따뜻한 손을 잡아주었습니다. 아참, 빼놓을 수 없는 내 보물들, 3학년 6반, 선하고 선한 눈동자들과도 이 감정을 공유하고 싶습니다. 너희들은 이미 못난 담임을 좀 더 어른으로 키워주고 있는 내 은사들이란다. 남은 기간 열심히 하고 내년엔 치맥 먹으며 아쉬움을 달래자꾸나. 김남일 선생님은 내 삶과 문학의 멘토이십니다.

 

앞으로도 내 영원한 스승이자 형님으로서 늦된 문청을 잘 이끌어 주시리라 믿습니다. 마르지 않는 문학의 샘을 제공해준‘아시아의 문’동료들에게도 감사의 말을 전합니다. 그 문에서 평생 갈 문우들을 만나지 못했다면 오늘의 이 파티는 생각조차 할 수 없었을 겁니다. 새롭지 못한 작품을 세상 끝에 올려주신 두 심사위원님께도 감사드립니다. 감각을 갈고 닦아 더 멋지고 새로운 작품으로 답하라는 격려로 받아들이고 열심히 정진하겠습니다.

 

아, 한 사람 남았군요, 인터발, 사랑한다. 하룻밤을 설치며 쓰는 당선소감도 이렇게 어려운데 앞으로 어떻게 글을 써 나갈 건지 염려가 된다. 그래도, 그동안 잘 해 왔잖아, 그렇지? 조금만 더 다가가 보기로 하자꾸나. 아참, 기호야, 다영아 곧 작품 밖으로 나오렴. 인터발하고 한 잔 하자. 서두를 건 없고.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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